페이링12 [재원예령] 그 새벽의 이야기 페이링은 잘 들어 올려지지 않는 눈을 끔뻑였다. 제대로 닫히지 않은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과 흐린 시야로 보이는 건 이제는 매일 아침마다 익숙하게 마주하는 이의 모습이었다. 나비 부서의 간부. 탁재원 선배.눈을 뜨고서 마주하는 이 풍경도, 저를 끌어안은 이의 온기도 익숙해지기까지 조금 걸렸지만 이제는 없으면 조금은 아쉬울 거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했다. 두 사람 다 간부와 임시 간부라는 직책을 맡고 있어서 낮 동안은 업무로 바쁘기도 하고, 외근 나가야 하는 일도 잦았지만 그래도 둘이서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려 하지 않았다. 임시 간부라 해도 그야말로 '임시'일 뿐이라 탁재원보다 시간이 자유로운 페이링이 그의 일정에 맞춰왔다. 하지만.... '이것도 곧 끝나려나요.' 품에 안겨진 채로 눈만 굴려.. 2017. 4. 15. #요람배_극한_건물탈출 (For.윤성 오너 아메님 “아-.... 다쳐버렸다.” 늦은 밤. 가로등도 제대로 켜지지 않은 어두운 골목길 안쪽에서 비린 피 냄새가 흘러나왔다. 노란 전구가 오래된 것인지 몇 번 꿈뻑이던 등이 제대로 빛을 내리 뿌리자, 그 아래에 있던 참상이 제대로 드러났다. 좁은 골목 한 구역이 붉게 물들었고, 그 붉은 것의 원산지로 추정되는 무언가의 덩어리가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그 사이에 다른 이의 피를 뒤집어쓴 한 사내-가 찢긴 옷자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방금 쓰러진 자의 마지막 발악이었는지 꽤 깊게 찢긴 상처는 내장을 보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하루, 이틀 쉰다 해서 나을 만한 상처는 또 아니었다. 의무실, 가야하나. 꿈뻑거리는 등을 올려다보며 눈을 꿈뻑인 그-임도빈은 의무실에 상시 대기하고 있을 제 연인을 떠올렸다. ...응. 들키.. 2017. 3. 4. #요람배_극한_건물탈출 (For.현제 오너 리사님 요람의 간부라는 직책은 다른 평범한 조직원들과는 다른 무게를 가지며, 활용할 수 있는 권리와 더불어 책임까지 모두 떠안아야 하는 자리기도 했다. 물론 그것이 기존 간부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임시 간부가 되었던 두 사람, 현제와 페이링에게도 적용되는 무게였다. “베놈씨.”“어머, 어서 와요-. 일은 다 마친 거예요?”“네. 방금 마무리하고 복귀했습니다.” 비록 ‘임시’라는 말머리가 붙긴 했지만 간부는 간부. 간부 미만, 평조직원 이상의 자리에 있는 두 사람은 다른 조직원보다 조금 더 많은 정보와 접촉할 수 있었고, 그만큼의 대가로 조금 더 많은 일거리를 떠안아야 했다. 꽃 부서인 현제는 연구와 제작의 일을 더 하는 것이었지만, 고양이 부서인 페이링은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은밀한 임무를 나가는 형태로 돌.. 2017. 3. 4. [리 페이링] 실전¿? 페이링은 가볍다. 몸도 걸음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없는 발소리에 유연한 몸. 그리고 몸 곳곳에 숨겨둔 무기까지 합쳐진다면, 그 암습을 견딜 수 있는 자는 별로 없다. 그러니까- 이런식으로. "꺄아아악-! 사, 사람이...!"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함께 피비린내가 번졌다. 뒤이어 털썩, 무거운 무언가가 넘어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테라스에 들이닥쳤다. 쓰러진 몸체와 번지는 피. 그 앞에 주저앉은, 가벼운 드레스 차림인 갈색머리의 여자. "무슨 일입니까?!" "사장님이, 정 사장님이... 아, 아까 누군가가 지나갔는 데 갑자기 피가...!" "젠장, 보안 뚫렸다! 찾아! 멀리가진 못했을거야!" 분명히 검사를 다 했는데 숨어들어온 간 큰 암살자는 대체 누구지. 몇몇은 습격자를 찾아 .. 2017. 2. 1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