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카3 [아타카] 너에게 보내는 편지 들마즈야. 얼마전에 VYIH가 잠시 멈췄던 거 기억나? 전 세계의 카엠들이 VYIH를 탈취하고 카엠의 자유가 선포되던 날. 그토록 바라던 자유를 얻게 된 날. 사실 그날 바로 네게 달려가려 했어. 그러다 문득 겁이 났어. 4년 전, 내가 내 동생에게 작별을 말했을 때, 자유를 되찾으면 다시 만나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돌아나왔을 때. 어쩌면 나라는 존재가 너에게도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나라는 자유카엠의 존재로 너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의문 때문에 일부러 너를 찾아가는 걸 망설이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걸 반복했던 나날들이 과연 유의미 했을까? 너는 아직도 나를 기다려줄까? 하지만 알잖아. 나는 두려워 하면서도 발을 뻗었어. 나는 멈추지 않았어. 네게 해가 될까 무서워하면서도 내가 나아갈.. 2019. 3. 4. [아타카] 인어공주는 노래를 부른다. 아타카는 말이 없었다. 물에서 나와 네가 그 앞에 주저 앉아도, 길게 아침 그림자가 드리워져도, 네가 스스로 죽음을 말하더라도 그저 말 없이 너를 올려다봤다. 희망을 노래하던 입을 닫고, 맑은 터키석의 눈동자로 그저 올곧게 너를 올려다 보고있었다. 사라질 듯 웃는 네 얼굴을 보면서 작디 작은 카엠이 목소리를 울렸다. "너는 왜 나에게 화를 내지 않았어? 인간다워지려 발버둥 치는 게 오히려 인간 답지 않아서? 그저 마냥 순수해지려 하는게 비 인간적이여서?" 아타카는 발 끝으로 모래를 가볍게 찼다. 고무같은 피부. 인간답지 않은 힘. 인간이길 희망했지만 그 존재자체부터 인간이 아니라 말하는 신체. 피부 한꺼풀 아래에 들어찬 기계들의 집합. 축축한 피부에 하얗게 반짝이는 모래들이 달라붙었고, 그 별가루 같은 .. 2019. 1. 19. [아타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 어... 내가 좋아하는 거라니. 내 흥미는 빠르면 주에 한번, 느리면 달에 한두번 바뀌는데 말이야. 그래도 좋아하는 것 중에서도 '제일'이 붙으면 말이 달라지지! 음, 어디부터 이야기할까? 3년 전 첫만남부터 해야겠지? 그 날은 운명이라 해도 좋을 날이지-. 가동한지 10년째 되는 해인데다가, 날씨도 좋았고. 새로 들어올 신형 카엠들이 얼마나 버틸지 내기도 하던 날이었거든! 내깃돈은 전투 불능할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던 신형 카엠이 하나 남을 때까지 모두의 월급에서 일부 차감하기로 했어.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신형을 고른 카엠이 그걸 다 가져가는거고! 누가 생각했는지 몰라도 꽤 좋은 시스템 아니야? 아 말이 다른데로 샜네. 하여간. 그렇게 다들 키득거리면서 신형들을 기다리는데, 딱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 2019.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