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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

by 뮤아넨 2019. 1. 7.
어... 내가 좋아하는 거라니. 내 흥미는 빠르면 주에 한번, 느리면 달에 한두번 바뀌는데 말이야. 그래도 좋아하는 것 중에서도 '제일'이 붙으면 말이 달라지지!

음, 어디부터 이야기할까? 3년 전 첫만남부터 해야겠지?

그 날은 운명이라 해도 좋을 날이지-. 가동한지 10년째 되는 해인데다가, 날씨도 좋았고. 새로 들어올 신형 카엠들이 얼마나 버틸지 내기도 하던 날이었거든! 내깃돈은 전투 불능할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던 신형 카엠이 하나 남을 때까지 모두의 월급에서 일부 차감하기로 했어.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신형을 고른 카엠이 그걸 다 가져가는거고! 누가 생각했는지 몰라도 꽤 좋은 시스템 아니야?

아 말이 다른데로 샜네.

하여간. 그렇게 다들 키득거리면서 신형들을 기다리는데, 딱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딱- 마주친거야! 나랑 같은 색의 눈동자에 어두운 피부의 카엠. 벽안의 흑인은 엄청 희귀하지 않지만 숫자가 적은건 마찬가지잖아? 그 카엠도 나를 발견한건지 제법 당황한 표정이었고-.
보자마자 바로 내꺼! 했는데 자기는 누구 소유물이 아니라고 투덜거려서 동생으로 삼았어.

에티오피아 출신에 이스라엘 소속! 흑인에 나랑 같은 푸른 눈. 이건 채도나 명도도 다 확인해본거야! 짧은 검은 머리카락에 좀 깐깐하게 생긴 표범 인상이야. 그리고... 좀 미숙하지만 귀여운 내 동생~.
귀엽지 않아? 키도 덩치도 나보다 훨씬 큰데도 아직도 실수 투성이라니까? 물론 걔가 이 말 듣는다면 "당신이야말로 온갖 전장을 파괴하고 나온 베테랑이면서!"라고 손가락질 할지도 몰라. 경험 많은 개체인 나랑 비교하지 말라는 거지~. 그래도 가끔 삐끗했다면서 어디 넘어지는 데 좀 걱정된단 말이야. 그래도 순간 반응속도는 엄청 좋아서 아직까지 크게 망가진 적은 딱 한번밖에 없었거든.

사진? 보여줘? 에이, 좀 있다가! 이건 나만 볼거란 말이야~.

있지, 같은 색의 안구파츠를 쓴 벽안 흑인인 카엠이 같은 나라에 판매되서 서로 멀쩡한 상태로 만나게 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분명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확률이겠지? 그러니까- 이건 운명인거야!

아참, 내기 결과가 궁금해? 당연하게도- 내가 이겼어! 내기 조건에는 담당 카엠을 보호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거든! 아니, 오히려 담당 카엠을 지도하고 보호하라는 의미에서 다같이 내기하는 거에 가깝긴 했지만 말이야.